No Hello

만약 당신이 전화를 받았는데, 상대가 “안녕하세요”라고 말한 뒤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좋지 않은 예:

좋지 않은 채팅의 예시. 준하가 오후 2시 15분에 "안녕하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냄. 명수가 오후 2시 19분에 "...?"라고 메시지를 보냄. 준하가 오후 2시 20분에 "그거 언제까지 해야 하죠?"라고 메시지를 보냄. 명수가 오후 2시 20분에 "아 3시 30분이요"라고 메시지를 보냄.

준하와 명수의 대화를 볼까요? 준하는 명수가 5분을 낭비하게 했습니다. 명수가 대답을 기다리게 할 필요도 없었고, 대답을 더 일찍 할 수도 있었죠. 사실, 준하는 인사를 하는 동시에 질문을 바로 던질 수도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채팅에서 이렇게 대화를 시작하는 이유는 전화할 때처럼 바로 용건부터 말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전화할 때 그렇게 하는 건 좋은 습관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채팅은 전화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타자를 치는 것은 말을 하는 것보다 훨씬 느립니다. 그러므로, 의도가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의 습관은 채팅에서는 상대방이 당신이 질문을 던지기를 하염없이 기다리게 만듭니다. 이는 결국 낭비일 뿐이죠 (그리고 조금은 짜증 나기도 하고요).

다음의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 “안녕하세요, 계신가요?”
  • “○○아, 질문이 있는데”
  • “저기요”
  • “똑똑”

좋은 예:

좋은 채팅의 예시. 재석이 오후 2시 15분에 "홍철아 안녕! 그거 몇시까지 보내야 하더라?"라고 메시지를 보냄. 홍철이 오후 2시 15분에 "아 형님, 3시 반이요!"라고 메시지를 보냄. 재석이 오후 2시 15분에 "아! 오케이, 고마워!"라고 메시지를 보냄. 홍철이 오후 2시 16분에 "별말씀을요!"라고 메시지를 보냄.

물론 그냥 질문만 툭 던지기에는 조금 어색하죠. 인사 후 바로 질문을 던지는 게 부담스러우시다면 사교적인 수사를 질문 앞에 활용하셔도 좋습니다!

  • “○○아, 잘 지내? 저기, 물어볼 게 있는데, 그 작업 마감 기한이 혹시 언제인지 알아?”
  • “안녕! 혹시 바쁘지 않으면 그 서류 좀 보내줄 수 있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상대방이 인사의 답장을 보내기 전에 질문을 먼저 보내는 것은 비동기적인 의사소통asynchronous communication을 가능케 합니다. 만약 상대방이 바로 답장할 수 없고, 당신이 상대방이 답장하기 전에 채팅방을 떠나더라도 상대방이 당신의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것이죠. 이를 통해 상대방은 “안녕하세요”만 하염없이 쳐다보며 자신이 무엇을 놓쳤는지 궁금해하지 않아도 됩니다.